통합예술치료란? '통합(統合)'이란 연극, 영화, 사진, 음악, 문학 등 단일 매체를 사용하기보다는 여러 요소가 조직되어 하나의 전체를 이룸을 뜻하며, 각 예술 매체를 단독, 독립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닌, 통합된 매체를 활용한다는 의미이다. 이미 현장에서는 미술, 음악, 무용/동작, 드라마, 독서, 영화, 사진 치료 등을 어느 정도 서로 통합시켜 활용되고 있다. 예술(art)의 어원은 '기술', '기예'를 뜻하는 그리스어 테크네(techne) 및 라틴어 아르스(ars)다. 18세기 말 이전에 사용된 예술이란 단어는 인간의 행위에 의해 만들어진 모든 사물이나 활동 등을 가리켰으며, 18세기 이후에야 회화, 조각, 도예, 음악, 무용, 시 등이 예술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반면 19세기와 20세기 사상가들은 다른 기준들, 즉 진리, 질서, 다양성 속의 통일성, 의미 있는 형식 등을 예술의 특징으로 제시하기도 하였으며, 21세기의 예술 심리학자들은 예술을 '학문화된 놀이(disciplined play)'라고 칭하기도 하였다. 예술치료에 통합적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은 1950년대 초부터 연극과 관련하여 음악, 의상, 무대그림, 각본 등의 다른 영역의 예술이 함께 이루어지는 현상에서 시작한다. 이러한 의미 부여는 1970년대 초 유럽에서 '창의적 매체를 통한 치료', '통합예술치료와 창의성 치료'라는 개념의 예술치료 형태로 창작되었다. 이후 통합예술치료는 게슈탈트 치료와 창의성 장려를 위한 연구소(FPI; Fritz Pearls Institute)에서 30년 전부터 출발하였다. 미국에서 암 환자를 대상으로 통합예술을 임상 현장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안나 할프린(Anna Halprin)은 치료 방법으로 융(Jung)의 적극적 상상(active imagination)을 이용하는 방법으로서 음악, 그림, 동작을 종합적으로 사용한다. 그 이유는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적 경험이 통합된 감각 표상에 의한 풍부한 경험이 신체 내에 닻을 내리거나 부착되지 않으면 그 변화와 경험의 습득은 지속되지 못하여 인간 내적 자원은 빈약하고 황폐화되기 때문에 치료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처럼 예술은 통합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경쾌한 소리가 들리면 움직이고 싶어 하고, 멋있는 풍경을 보면 그리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적 특성이라는 것이다. 이 본능적 충동을 자연스럽고 자발적, 주체적, 창의적인 삶 속에서 표현되거나 드러나게 돕는 것이 바로 통합예술치료의 자연적 특성인 것이다(신차선, 2004). '통합예술치료'는 연극, 영화, 사진, 음악, 문학 등 다양한 예술치료를 제각각 상징, 표현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매체를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예술치료의 본질인 놀이와 상상을 통해 방어기제를 완화시켜 일상적으로 억압되었던 자신의 감정, 정서 등을 표현하고 스스로의 심리적 문제를 인지하고 자각하여 궁극적으로는 정서적 고통을 치유하고 자기 성장을 꾀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즉 일상을 넘어선 경험의 적극적인 변용에 내담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안 자신의 문제를 자각하게 되고 문제를 지속시킨 방어기제가 약화된다. 그와 동시에 일상적으로 억압된 감정, 정서가 표현되면서 심리적 고통이 치유되어 가는 과정인 것이다. 인간을 신체, 정신, 인지, 영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이 앞의 세 가지 측면을 조화롭고 균형 있게 만들어 통합이 되면, 치료 형태로 인간의 몸과 마음 그리고 나아가서 영혼의 치유를 돕는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통합예술치료에서는 특히 예술을 표현적으로 활용하여 정서적, 직관적인 면에서 내담자로 하여금 시각예술, 동작, 소리, 연극, 영화 등을 통해 감성을 발견하고 표현하게 하여 스스로의 내적 영역에 접촉할 수 있도록 돕는다. 통합예술치료의 치료적 의미는? 예술작업을 통해 호소하는 문제점이나 장애를 진단하고 예술 활동의 과정을 통해 증상을 제거하거나 경감되도록 유도하며 심리적 안정을 찾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내담자의 무의식을 탐색하고 무의식 속에 감춰져 있는 내면세계를 표출하고 자기치료 능력을 발휘함으로써 정화(catharsis)를 경험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된다. 우선 표현하는 행위 자체가 지닌 자기 치유적 속성이 있다. 예술 행위를 통한 자기표현은 퇴행을 촉진하고 기분 전환, 발산, 레크리에이션에서 시작하여 억압된 감정의 정화가 일어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작용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그 과정 중 즐거움, 위안, 진정, 기쁨 등의 긍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또는 전 과정 속에 다양한 심리적 기제가 멈추지 않고 작용하는데, 예를 들어 그림을 그리거나 시작하는 와중에 인식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이나 문제를 알게 되거나, 통찰하여 의식의 폭이 확대되거나, 문제나 갈등의 변용이 일어나 자기 통합을 이룰 수 있다. 즉, 굳이 갈등이나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도 표현하는 와중에 완화되거나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이근매, 2011). 예술치료에서는 표현된 결과물을 통해 내담자, 상담자의 교류가 이루어진다. 언어적으로 떠오르지 못한 이미지, 무의식 등이 결과물을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렇게 결과물에 투영된 내용의 분석이나 논의에 대해 내담자는 다른 어떤 형태보다 저항이 줄어들고 진지하게 임할 수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집착, 두려움, 편견이나 투사가 내면세계에서 정신 속에 억압되어 있던 부분의 표현이라는 점을 모르고 있다. 예술과 표현 활동은 이러한 잠재되어 있던 부분을 성찰하는 기회를 마련해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때 다양한 예술 매체들과 기법들을 내담자의 특성에 맞춰 통합적으로 치료를 위해 진행해 나가면 더욱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통합예술치료의 치료적 의미는 한마디로 창작 활동을 통하여 그 증상이 경감되도록 돌보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통합예술치료는 기본적으로 내담자 중심의 인본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는 내담자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예술 매체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하고 신체의 감각기관을 통해 신체, 정서, 심리적 조화와 통합을 도와 전체성과 연결성의 회복을 돕는 분야로 볼 수 있다(원상화, 2009). 이렇게 내담자의 문제나 특성에 맞는 예술 매체들을 통합하여 활용할 때 치료의 효율이 높아진다. 통합예술치료의 효과에 대한 선행연구를 통한 실증적 근거를 살펴보면 예술치료가 가진 치료적 기법의 독특성이 신체, 생리, 심리, 행동, 사회적응에 치료 효과를 높이는 사실이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 대체적으로 혈압, 근 기능, 체지방률, 체질량지수, 인지기능과 같은 생리적 효과와 유연성, 평형성, 통증, 일상생활 수행 능력, 민첩성의 신체기능 효과가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 또한 스트레스, 우울, 분노, 불안이 감소하고 감정표현, 자기 존중감, 자아 통제, 행복감 등이 향상되는 심리적 적응력의 증가, 또한 주의집중, 의사소통, 학업성취, 학교생활 적응, 충동성 감소, 게임중독 완화 등의 행동적응 효과를 밝히고 있다. 한편 사회성, 대인관계, 교우관계, 사회생활 기술과 같은 사회적응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밝히고 있다(이근매, 2011).
'예술치료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음악 심리치료의 정의 (0) | 2024.10.20 |
---|---|
미술치료의 특성 및 장점 (0) | 2024.10.19 |
음악치료에서의 정서 (0) | 2024.10.16 |
연극치료의 투사기법과 역할기법 (0) | 2024.10.15 |
연극치료의 정의와 역사 (0) | 2024.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