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는 음악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하고 있다. 어느 날은 음악을 들으며 떠오르는 이미지에 대해 치료사와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의 숨겨진 무의식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어느 날은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역할 연주를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음악적 경험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바라보게 되고 이로 인해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통찰할 수 있게 되었다. B는 이제 일상생활에서 자신을 조절하면서 편안하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음악 심리치료에서 음악은, 이미 언급한 것처럼, 여러 가지 심리적 영역과 관련되기 때문에 치료에 유용한 도구가 된다. 즉, 음악은 인간의 무의식을 반영하는 투사(projection)의 도구가 되기도 하고, 자유연상(free association)의 도구가 되기도 하며, 내면을 반영하고 담아 주는 용기(container)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음악은 우리가 말로 하지 못하는 감정을 표현해 주기도 하고, 상징성을 가지면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리의 삶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심리치료에서는 음악을 사용한 다양한 음악적 경험이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데, 특히 즉흥연주, 노래, 감상이 주로 적용된다. 1. 즉흥연주 : 즉흥연주(improvisation)는 정의상 악보 없이 하는 모든 연주를 말하며, 음악치료에서 클라이언트가 멜로디, 리듬 등의 형태를 즉석으로 노래하거나 악기로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클라이언트가 음악적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은 일종의 자유연상이나 무의식적인 내면의 표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즉흥연주는 심리치료에서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브루샤(Brucia, 1998/2003)는 음악치료에서 즉흥연주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첫째, 즉흥연주는 비언어적·언어적 의사소통 통로를 확립하여 자기표현을 가능하게 해 준다. 심리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하거나 혹은 방어기제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럴 때 즉흥연주는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음악이라는 안전한 상황에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둘째, 즉흥연주를 통해 자신의 숨겨진 다양한 측면을 탐구할 수 있다. 클라이언트는 자신의 감정을 즉흥적으로 연주함으로써 숨겨진 감정이나 생각을 알 수 있다. 이때 자신의 감정과 연주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예를 들어 슬프다고 하면서 연주는 강렬할 경우 그 불일치를 탐구하면서 감정의 다양한 측면을 알 수 있다. 셋째, 즉흥연주는 상호작용과 친밀감을 향상시킬 수 있다. 집단과 함께하는 연주는 자신이 연주하는 소리만이 아닌 타인이 연주하는 소리도 함께 듣고 그 안에서 자신의 소리를 조절해 나갈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함께 조화를 이루어 나가면서 상호작용과 집단 기술을 개발할 수 있으며, 또한 집단 안에서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다. 즉, 스스로 소리를 만들어 가고 창조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개발할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즉흥연주는 여러 가지 감각을 발달시키고 자극하며 지각과 인지 기술을 발달시킬 수 있다. 악기를 연주하는 활동은 청각, 촉각, 시각 등의 협응을 도와주고, 신체적인 움직임을 유도하며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즉흥연주는 다음의 몇 가지 변인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첫 번째 변인은 대인 관계적 환경(interpersonal setting)이다. 즉, 즉흥연주를 할 때 클라이언트 혼자 할 것인지, 치료사와 함께 할 것인지 혹은 다른 클라이언트 집단과 함께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클라이언트가 혼자서 즉흥연주를 할 경우 자신의 문제를 분명하게 나타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연주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이 있을 수 있다. 반면에 집단으로 즉흥연주를 할 경우에는 개인의 표현과 책임이 줄어들어 자신의 의도를 마음껏 표현할 수는 없지만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교류하는 측면을 볼 수 있다. 즉, 음악적 교류(inter musical)를 통한 대인 관계적 교류(inter personal)를 알 수 있다. 두 번째 변인은 음악 매체(musical media)다. 즉, 즉흥연주를 할 때 목소리를 사용할 것인지, 악기를 사용할 것인지 혹은 신체 부분을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하여야 한다. 목소리는 각 개인의 내면을 직접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가장 내적으로 클라이언트 자신과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지만, 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위협과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안전한 외부적 대상, 즉 악기를 먼저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신체를 사용하는 것은 악기를 사용하는 것과 목소리를 사용하는 것의 중간 정도의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매체가 된다. 마지막 변인은 관련성(reference)이다. 즉, 즉흥연주를 할 때 음악 이외의 생각, 느낌, 이미지, 사건 등 비 음악적 요소를 묘사하고 관련시키는 데 사용할 것인지 혹은 음악 경험 자체를 중시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분노라는 주제를 가지고 즉흥연주를 하여 분노 감정을 다시 느끼게 하고 언어적으로 연주된 것에 대해 토의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관련적인 즉흥연주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분석이나 해석 없이 음악에서의 경험, 즉 멜로디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리듬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 자체를 경험하고 이해하는 것은 비관련적 즉흥연주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변인은 클라이언트의 필요와 수준에 따라 적절하게 선택되어야 한다. 클라이언트는 이러한 변인을 통해 즉흥연주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부적절한 감정이나 행동을 조절하고 타인과 적절하게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이처럼 즉흥연주는 클라이언트의 참여를 증가시키고, 자신의 고통을 약화시키고 조절하도록 도와주며, 사회적 기술과 자기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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