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 카타르시스(Catharsis)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비극이 관객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작용의 하나이다. 즉 관객들이 비극을 봄으로써 마음에 쌓여있던 우울함, 불안감, 긴장감 등이 해소되고 정화되는 과정을 통틀어 카타르시스라고 부른 것이다. 이후 정신분석에서 '마음속에 억압되어 있던 감정을 언어나 행동을 통해 외부에 표출하며 정신적 안정을 찾는 일'을 카타르시스라고 하여 현재까지도 심리 치료 장면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개념이다. 심리치료에 적용되는 개념으로서의 카타르시스는 심리분석(Psychoanalysis), 사이코드라마(Psychodrama), 드라마 치료(Drama therapy)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카타르시스는 고대 그리스어 katharos에 어원을 두고 있는 본래 종교적인 의미로서 정신의 죄를 씻어 냄으로써 영혼을 다시 태어나게 한다는 뜻에서 비롯되었고, 의사였던 아리스토텔레스 아버지의 관장 치료 즉 신체의 순화의 용어를 영혼의 순화의 용어로 바꾸었다고 한다. 히포크라테스는 고통스러운 요소의 제거라는 뜻으로 사용하였다. 이와 같이 카타르시스는 도덕적인 순화, 종교적인 속죄, 의학적인 배설 등의 의미를 지녔다. 카타르시스의 심리치료 효과는 마음을 괴롭히고 있는 느낌이나 충동 등을 언어를 통해서 표현케 함으로써 불안과 긴장 또는 기타의 증상을 해소시키는 치료 방법이며, 또 때로는 좀 더 심층적인 차원에서 상기한 증상들을 일으킨 무의식 속의 사건이나 경험을 의식화시킴으로써 그들 증상을 해소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 처음 시도한 것은 브로이어(J. Breuer)로서 히스테리 증상에 대해 최면 상태에서 적용한 바 있고, 그 후에 프로이트(S. Freud)의 정신분석의 치료 과정의 하나가 되었다. 현재는 일반적인 정신 치료에서도 여러 가지 기법이 연구되고 있다. 프로이트는 최면에 의한 신경증 환자의 치료에서 카타르시스 요법을 발전시켜 자유연상법에 의한 정신분석을 확립했다. 프로이트는 프랑스 파리에서 샤르코(Charcot)가 최면술을 이용해서 신경증 증상을 만들어 냈다가 다시 제거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치료 목적으로 암시 작용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후에 프로이트는 그의 저서 「나의 삶과 정신분석학」에서 다음과 같이 회고하고 있다. 신경증 환자들의 숫자는 엄청나게 많았는데, 신경증 환자들은 이 의사 저 의사를 분주히 쫓아다니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도움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그 숫자는 더더욱 증가하였다. 게다가 최면술을 이용한 치료는 매혹적이었다. 처음으로 내 무능력을 극복했다는 느낌도 들었고, 기적을 행하는 마술사의 명성을 얻게 된다는 것 역시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었다. 나는 이 방법의 결점이 무엇인지 나중에서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샤르코의 최면술은 프로이트에게 깊은 인상을 주어, 프로이트로 하여금 '인간의 의식 안쪽에 감추어져 있을 가능성이 있는 강렬한 정신적 과정'에 대해 깊이 고찰하도록 했다. 브로이어(Breuer)와 프로이트는 최면술을 사용하여 '신경성 장애'에 해당되는 히스테리 증세를 보이는 몇몇 환자들을 치료하고자 했는데, 치료 과정에서 프로이트는 이러한 장애의 근원이 되는 것은 바로 억눌려 있는 생각이라고 판단했다. 환자는 최면을 통하여 의사 앞에서 이러한 정신적인 상처의 근원이 되었던 마음속의 기억을 회상해 낸다. 미처 겉으로 표출되지 못하고 억눌려 있던 감정을 해방시키는 일은, 이런 감정들이 어린 시절에 처음으로 경험했을 때와 동일한 강도로 표현되거나 말로 묘사될 때 생겨난다. 이렇게 감정을 표출하고 해방시키는 카타르시스는 정신분석에서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히스테리 증상을 야기 시켰던 사건에 대한 기억을 분명하게 회상하고 그 사건이 본인에게 미친 영향을 알아내는 데 성공하게 될 때, 그리고 환자가 그 사건을 매우 세세하게 묘사할 뿐만 아니라 그 사건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말로 표현할 수도 있게 될 때, 놀랍게도 환자의 히스테리 증상은 즉각적이며 영구적으로 사라지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사회심리학자 토마스 쉐프(Thomas Scheff)는 이것을 실제로 분명하고 필수적인 카타르시스의 세 가지 요소의 공식으로 정리했다. 그는 「치료, 제의식, 드라마에서의 카타르시스(Catharsis in Healin, Ritual, and Drama)」에서 다음을 지적했다. (1) 이러한 증상을 야기 시킨 사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것. (2) 그에 따르는 영향을 물리적으로 환기시킬 것. (3) 그 영향을 말로 표현할 것. 카타르시스 이후에는 사람이 감정적으로 변하게 되므로 그의 새로운 태도와 지각을 통해 그 결과를 감지할 수 있다. 따라서, 카타르시스를 겪은 후에 사람들은 이전에 자신이 갖고 있던 감정적 부담을 벗어버리고 자신의 내면세계에 대한 더 큰 통찰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카타르시스가 주는 심리치료 효과이다. 심리치료에서 카타르시스를 정의하면,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해소시킴으로써 이후에는 그 감정에 의해 압도당하지 않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쉐프는 이것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쉐프의 거리 유지 모델 (1) 거리를 충분히 두지 않는 상태(몰입상태)-과거의 사건을 해소하거나 재 경험하는 효과적인 과정 (2) 거리를 지나치게 둔 상태(관조 상태)-과거를 기억해 내는 인식의 과정 (3) 심미적 거리를 유지한 상태(몰입과 관조의 중간지점)-몰입과 관조의 조화. 이렇게 심미적 거리(Aesthetic distance)라고 일컫는 것이 심리치료가 추구하는 카타르시스인 것이다. 이것은 정신분석에서 말하는 의식과 무의식의 중간 단계인 전의식에서 치료 효과가 가장 크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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