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클라인의 정신분석학-4

유아와 어린이의 정신발달을 편집-분열적 자리에서 우울적 자리로 발달해가는 과정으로 인식한다면, 리비도 발달단계들을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다. 두 자리 개념은 리비도 적 세력과 파괴적 세력이 구강기에서 성기기로 발달해 간다는 기본적인 개념과 상반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 두 세력이 유아가 젖가슴으로부터 영양을 공급받는 시기인 구강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항문기 경향성은 구강기와 완전히 분리되어 나타나지 않는다. 축출과 투사는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기제로서, 축출은 환상에서 구강기적 용어(트림과 침 뱉기)나 요도기와 항문기적 용어들(소변, 대변, 방귀)로 표현된다. 삼켜지고 파편화된 나쁜 대상은 쫓아내야 할 대변과 동일시되거나, 어떤 상황에서는 이상화된다. 우울적 자리에서 파괴된 대상이 대변과 동일시될 때, 우울적 요소와 조적 경향성이 혼합되고 이것은 불안하게 대변에 집착하는 증상을 가져온다. 이것은 종종 상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대변을 보유해야 할 필요성과 또는 그 반대로 그것을 축출해 버려야 할 필요성을 야기시킨다. 대상에 대한 조적 통제는 종종 대상을 배설물로 변화시키는 환상을 만들어낸다. 아브라함과 클라인은 연구를 통해 이러한 배설물 대상을 통제해야 할 필요성에서 강박 기제가 생겨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고전적 이론에서는 아이가 항문기에 고착되어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특정한 종류의 대상관계를 발전시킨다고 보았으나, 클라인 학파에서는 아이가 특정한 유형의 대상관계를 발달시키기 때문에 항문기 기제에 고착된다고 보았다. 클라인은 항문을 관통당하고 싶은 욕망을 구강기 또는 성기기 경향으로부터의 방어적 전치로 보았다. 이때 항문은 입이나 질을 의미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클라인의 견해에 의하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우울적 자리의 한 부분으로서 우울적 자리와 함께 나타난다. 따라서 우울적 자리의 극복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극복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다. 부모가 전체적이며, 실제 인물로 인식될 때, 그들의 관계는 오이디푸스 적 소망과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인식된다. 젖가슴과 관계된 초기의 양가감정에 오이디푸스 적 경쟁심과 질투심이 더해진다. 유아와 어린아이가 자신의 환상을 투사함으로써 배제, 좌절, 질투 그리고 시기심의 감정들이 더욱 강화된다. 아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욕망을 어떤 것이든지 부모에게로 투사한다. 그리고 환상 속에서 자신이 바라는 성적 만족을 부모가 서로 나누고 있는 것으로 경험한다. 강렬한 욕망과 좌절의 대상인 부모는 환상 속에서 공격의 대상이 되지만, 우울적 자리에서는 자신이 부모에게 의존되고 있고 그들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때문에, 이런 공격들이 오히려 상실감, 죄책감, 우울 불안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상황에서 방어기제가 활성화되고, 편집-분열적 양태로 다시 돌아가는 퇴행이 일어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부모는 이상적인 상과 전적으로 나쁜 상으로 나누어질 수도 있고, 또는 이상적인 대상으로서의 비 성적인 부모와 혐오스러운 대상으로서의 성적인 부모로 나뉠 수도 있다. 투사는 서로 결합되어 있는 부모상과 같은 위협적인 형상들을 만들어낸다. 이런 현상은 멜라니 클라인의 어린이 분석에서 종종 발견된다. 조적 방어기제들이 작용하기도 하는데, 이 기제에는 파괴된 부모상과 이상화되고 힘 있는 부모상 사이를 나누어 놓는 분열이 포함된다. 이때 아이는 이상화되고 힘 있는 부모상과 자신을 동일시함으로써 조적 상태로 들어간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해 가는 것은 분열의 감소와 투사의 철회를 통해 아이가 점차 부모에 대한 자신의 성적, 공격적 소망을 인식해 가는 과정을 포함한다. 사랑받는 부모상에 대한 공격적인 환상을 인식하는 것은 성기기적 욕망과 환상들 안에 자신들이 파괴한 것을 회복하고자 하는 보상적 요소를 제공한다. 환상 안에서 발생하는 부모의 성적 행위에 대한 공격은 죄책감과 상실감을 일으키고, 좋은 부모상을 내적 및 외적으로 회복하려는 소망을 갖게 한다. 내적 부모를 회복하는 것은 창조적이고 생산력 있는 성기기적 성을 위한 내적 모델을 제공한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초자아에 대한 클라인의 초기 연구는 모두 이후의 두 자리 개념에 포함될 수 있으며, 초기의 재료들은 편집-분열적 자리와 우울적 자리의 관점에서 살펴볼 때, 개념적으로 보다 잘 이해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녀가 "애도와 조울상태의 관계"에서 설명한, 환자 D가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하여 꾼 꿈(7장 94쪽)을 다시 돌아본다면, 우리는 거기에서 편집-분열적 및 우울적 요소들을 끌어낼 수 있고, 또한 처음의 꿈과 나중의 꿈을 비교해 볼 때 우울적 요소들이 우세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첫 번째 꿈에서,  독자들이 기억할지 모르겠는데, 이 꿈에 대한 다양한 연상들은, 위험한 황소는 그의 아버지를 상징하며, 아버지와의 성관계를 통해서 어머니가 파괴되고 있는 것을 상징한다. 그의 공격성은 명백하게 아버지에게로 투사된다. 그가 어머니를 버려두고 도망치는 것은 그가 애도를 거부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면담에서 그는 분석가에게 어머니가 전날 밤에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거기에는 우울적 요소들이 있다-황소는 반쯤 죽어있고, 환자는 어머니를 걱정하고 있으며, 어머니를 위험 속에 버려두었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도망칠 것이라는 희망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