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 마음의 구조, 불안, 죄책감에 대한 새로운 시각. 편집-분열적 자리와 우울적 자리 개념을 통해 클라인은 일관성 있고 포괄적인 정신발달 이론과 정신병리 이론을 정립하였다. 「어린이 정신분석」과 초기의 논문들에서 그녀는 불안의 근원을 추적하고 그것을 대상관계라는 관점에서 분석했지만, 자신의 모든 발견을 프로이트와 아브라함의 리비도 발달단계 이론과 일치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녀의 심리적 자리의 개념은 리비도 발달단계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개념으로서 그녀로 하여금 새로운 접근을 가능하게 했다. 편집-분열적 자리는 우울적 자리에 앞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자리 사이에는 계속되는 변동이 존재하는데, 이 변동은 자리 개념이 시간적 순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개념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자리"라는 용어는 자아의 상태, 내적 대상관계의 본질, 불안의 본질과 방어의 특성들과 같은 자아의 구성 상태를 일컬으며, 이와 연관된 현상들을 특징적으로 설명한다. 클라인은 자리 개념을 정립함으로써, 불안과 죄책감의 본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명료화하였다. 그녀는 정신의 발달 과정을 생명 본능과 죽음본능 사이의 갈등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설명했다. 즉 정신발달을 생명본능이 파괴적 욕동을 점차로 극복해 가는 과정으로 본 것이다. 편집-분열적 자리에서 죽음본능의 투사는 박해 공포를 일으킨다. 이 나쁜 대상들은 다시 내사되어 초자아의 박해적 측면을 형성한다. 동시에 생명을 주는 대상을 추구하는 생명 본능 또한 부분적으로 투사되어 이상적인 대상을 창조한다. 이때 이상적인 대상은 내사되고 부분적으로 동일시됨으로써, 자아와 초자아의 핵심이 된다. 자아의 성장과 발달은 생명 본능의 작용에 달려 있다. 바람직한 발달 상황에서 좋은 경험이 지배적일 때 나쁜 충동과 나쁜 대상을 밖으로 투사시키려는 압력은 적어진다. 투사가 감소함에 따라 박해 공포가 감소하고, 양성 순환이 자리 잡게 된다. 박해 불안이 감소하면 이어서 공격성이 감소하고, 불안과 불안을 투사해야 할 필요성도 감소한다. 이런 상황이 일어나면 이상적인 대상과 박해 대상 사이의 균열이 감소하고, 대상과 자아의 통합 단계, 즉 우울적 자리로 점차 옮겨가게 된다. "분열적 기제들에 대한 몇몇 논의들"보다 앞서 발표된 우울적 자리에 대한 논문에서 클라인은 박해 공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상적 및 발달적 측면에서 볼 때 박해 불안이 우울적 자리에 계속 남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두 자리 개념을 이론적 개념으로 간주하고, 우울적 자리에서도 여전히 작용하는 박해 공포를 편집-분열적 자리에 속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 우울적 자리의 극복 과정은 정확히 우울적 요소에 의해 편집-분열적 요소가 극복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편집-분열적 구조와 우울적 구조는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이 대조될 수 있다. 편집-분열적 자리에서 자아는 좋은 부분과 나쁜 부분들로 나누어진다. 즉 자아는 파편화된다. 이것은 투사적 동일시의 작용으로 인해 대상과 종종 혼동된다. 우울적 자리에서 자아는 통합되고, 상반되는 충동들 사이의 갈등에 노출된다. 편집-분열적 자리에서 대상과의 관계는 전적으로 자아 중심적으로 전능적이다. 대상은 한 인격으로서가 아니라 해부학적 대상이라는 의미에서, 또 이상적인 대상과 박해 대상으로 분열된다는 의미에서 부분 대상이다. 편집-분열적 자리의 대상관계는 주로 투사적 동일시에 기초하고 있다. 대상이 재 내사되면 그것은 초자아의 이상적인 측면과 박해적인 측면의 뿌리가 된다. 우울적 자리에서 대상은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부모 한 쌍과 같이 인격적 존재이다. 그들은 인격이라는 의미에서 그리고 완전히 선하거나 악한 존재로 분열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전체 대상으로 인식된다. 여기에서 대상관계는 양가적인 것으로서 이것이 내사되면 우울적 초자아가 된다. 이 초자아는 사랑받는 대상이며, 그것에 대한 공격은 죄책감을 불러일으킨다. 편집-분열적 자리의 주된 불안은 자기의 생존과 관련된다. 그것은 내면의 죽음본능의 작용에 대한 공포-자기 파괴에 대한-또는 자기와 이상적 대상을 파괴하는 박해자에 대한 공포이다. 우울적 자리의 불안은 자신의 공격성으로 인해 대상이 입는 상처와 상실과 관련된다-자기가 느끼는 공포는 대상과의 동일시에서 오는 공포이다. 죄책감은 우울적 자리에서 자신이 좋은 대상을 공격한 것에 대한 인격적 책임감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초기 우울적 자리의 죄책감은 여전히 매우 박해적인 성질을 갖는다. 환상 속에서 공격받고 상처 입은 내적 대상은 투사가 작용함으로써 복수심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임상적으로, 우울증 환자의 초자아는 투사로 가득하다. 박해감과 죄책감 사이에 있는 초자아는 매우 고통스러운 박해적 죄책감을 형성한다. 자책감 속에서 물린 대상은 자신을 문 대상을 다시 문다. 거기에는 책임감과 박해감 두 가지 모두에 대한 인식이 깃들어 있다. 우울적 자리는 의존적-유아가 어머니에게 의존하는 것과 같은 철저한 의존-환경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심리적 성장과 좋은 대상을 내면화하는 과정을 통해 외적 대상에 대한 의존은 점차 줄어들게 되고, 이러한 의존의 감소는 양가감정이 지닌 적대적 요소를 완화시키고 좋은 대상의 내면화 과정을 더욱 활성화 시킨다. 이와 유사하게 유아 자신의 보상적 능력에 대한 믿음이 증가하면 방어적 행동의 필요성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외적 대상에 대한 의존 또한 줄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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