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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정보

도널드 그린과의 첫 번째 면담(2)

by 힐링언니 2024.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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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교 생활은 어떻습니까?" "내게는 아주 좋은 친구가 두 명 있습니다. 미술가인 짐과 그의 부인 메리이지요. 짐은 나보다 스무 살이나 위이고 그의 부인은 그보다 나이가 적습니다. 매주 목요일 저녁 그 집에 가서 저녁을 함께 하지요. 나는 항상 스테이크 같은 음식을 가져갑니다. 메리가 요리를 할 동안 짐과 저는 체스를 두지요. 그리고 나서 우린 함께 먹고 이야기하고,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것이 당신의 사교 생활 전부인가요?" "사실상 전부입니다. 가끔 회사에서 단체로 소풍도 가고 크리스마스 파티에도 가지만 대개 난 혼자 지냅니다. 내게 사교적인 일은 별로 없습니다. 회사 식당에서 혼자 점심을 먹기도 하지만, 대개 도시락을 싸와서 사무실에서 먹습니다. 선생님은 나를 외톨이라고 생각하시겠군요." "데이트는 하시나요?" "아니오. 난 데이트를 한 번도 못 해 보았습니다.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난 결코 동성 연애자는 아닙니다. 아, 그래요. 데이트를 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한 번 있어요. 고등학교 때 상급생 댄스파티에서였지요. 나는 여자를 좋아하지만 함께 있으면 부끄럽고 어색해합니다."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가져 본 적은 있습니까?" "전혀 없었습니다." "당신과 함께 생활했던 가족들에 대해 듣고 싶군요." "누나가 워낙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전 외동아들처럼 자랐습니다. 그것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누나는 나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아버지는 어머니보다 열다섯 살이나 많으셨지요. 두 분이 결혼하실 때 아버지는 40세, 어머니는 25세였습니다. 나는 어머니가 마흔하나 그리고 아버지가 쉰여섯일 때 태어났지요. 혼자 잇는 것을 좋아하셨거든요. 나는 아버지를 볼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경리로 일하셨는데 퇴근 후 저녁 식사를 한 뒤 곧장 아버지 방으로 들어가셨어요. 아버지는 침실을 따로 쓰셨거든요. 그게 전부였지요. 우리 가족은 함께해 본 일이 거의 없었어요. 누나는 항상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누나가 나를 돌봐 주길 원하셨지만, 누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지요. 나를 귀찮게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머니에 관해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어머니는 성인(聖人)이셨습니다. 조용히 항상 일만 하셨지요. 별로 할 일이 없으실 때에는 뜨개질을 하셨습니다. 집에 찾아오는 친구분이 몇 분 계셨는데, 집에 아버지가 계실 때는 놀러 오지 않으셨어요. 왜냐 하면 아버지는 낯선 사람들이 집에 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어머니는 애정이 깊은 분이셨지만 그렇게 다정다감하지는 않으셨어요." "부모님은 서로 잘 지내고 계셨나요?" "두 분은 서로 거의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나는 두 분이 손을 잡는 것조차 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그 사실을 깨닫게 되었을 때, 나는 두 분이 어떻게 잠자리를 함께했는지 믿지 못할 정도였어요. 내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아시죠?" "물론이죠. 그럼 두 분은 서로 관심이 없으셨나요?" "어느 정도 그렇다고 볼 수 있어요. 내 생각에 어머니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거나 사귀는 것을 좋아하셨어요. 그런데 아버지는 그렇지 않으셨습니다. 어머니가 희생을 많이 하셨어요. 그러나 어머니는 아버지를 사랑하셨던 것 같습니다." "당신과 아버지와의 관계는 어땠나요?" "서먹했습니다. 사실 이야기를 나누거나 함께 무엇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아버지는 단지 나를 피해 버리는 것 같았지만 사실 모든 사람들을 피하신 것 같아요." "그러면 어머니와의 관계는 어땠나요?" "어머니는 나를 잘 보살펴 주셨고 내가 아플 때 기꺼이 간호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정말로 다정다감한 분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나를 안아 주거나 키스해 주는 어머니를 기억할 수 없거든요." "부모님 중 누구를 더 닮은 것 같습니까?" 그린씨는 고기를 들어 천장을 쳐다보며 잠시 생각하였다. "나는 두 분 다 조금씩 닮은 것 같습니다. 나는 아버지처럼 외롭고, 어머니처럼 일만 하는 사람이지요. 나는 항상 바쁩니다. 내 직업 외에도 중고차(中古車)를 수리하는 취미가 있어서 시간을 다 보냅니다." "나중에 그 일에 대해 이야기 좀 듣고 싶네요."하고 내가 말했다. "우선 누나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까요?" "다이애나 말이군요. 누나는 거칠고 반항적이고 그리고 무척 사교적이었습니다. 거의 모든 면이 나하고는 반대였지요. 나는 순종적이며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려고 노력했는데, 그 어떤 것도 누나와 닮은 점이 없었죠. 그리고 아까 이야기했지만 누나는 나를 미워했습니다. 나는 성적이 좋았고 누나는 그렇지 못했거든요. 어머니는 누나보고 나를 데리고 함께 나가 놀라고 했습니다. 보통 나는 누나나 누나 친구들과 함께 놀았거든요. 그런데 누나는 그것이 싫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늘 그 일로 다투곤 했습니다. 나도 누나와 함께 나가 노는 것이 싫었습니다. 누나는 늘 친구들과 어울렸고 나는 혼자였습니다." "어릴 적 이야기를 더 자세히 해 주시겠어요?" "나는 혼자 놀 때가 많았습니다. 나는 내 주변에 있는 일거리를 찾아서 했고 공부를 했습니다. 한 번 여름 캠프를 가 보고 나서는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보이 스카우트를 한 적도 있지만 언제나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지금도 독서는 많이 하고 있습니다. 나는 누나보다 성적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누나가 밖에 나가 노는 동안 나는 집안일을 도왔습니다. 누나는 크게 소리 지르고 혼도 많이 났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누나는 내게 경쟁심을 갖고 나를 시기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이 문제 외에, 당신에 대해서 바뀌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글쎼요." 그린씨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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